부산박물관장 박방룡 동문(고고미술사학과 졸업)을 만나다!
부산박물관장 박방룡 동문(고고미술사학과 졸업)을 만나다!
※ 인터뷰 기사는 동국 커뮤니티 Vol.11(2013년 겨울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부산박물관장 박방룡 선배(고고미술사학과)
박방룡 선배님은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실장, 국립공주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 리부장 및 고고역사부장, 국립부여박물관장을 역임하고 2013년 11월 1일 부산박물 관장으로 부임했습니다. 1996년부터 7년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0년에는 ‘고청 윤경렬 학술상’을 받았고, 2013년 5월에는 한국박물관협 회장으로부터 ‘한국의 자랑스러운 박물관상’을 수상했습니다.
박물관 가는 길
저는 오늘도 박물관으로 출근합니다. 2013년이 정년이어서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새로이 부산박물 관장을 맡아 임기가 늘어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박물관에서 근무한 지도 어느덧 40년을 향해가네요. 1977년, 국립경주박물관에 입사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가장 말단이라 할 수 있는 기능직 공무원으로 입사해 학예연구실장까지 지내면서 27년을 보냈죠. 아마 한 박물관에서 이렇게 오래도록 근무한 사람은 또 없을 것입니다. 덕분에 신라 도성에 대해 깊게 연구하며, ‘신라문화 전문가’로 불릴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후, 국립공주박물관과 국립중앙 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을 거쳤습니다. 어디에 있든 단 한 번도 박물관을 떠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박물관이 잘되는 것이 곧 나를 위한 일이 었을 만큼 박물관에 대한 애정이 컸기 때문입니다.
수장고의 숨은 문화재가 반짝일 때
사람들은 하나같이 물어봅니다. 왜 그토록 박물관이 좋은지.
그럴 때마다 저는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이야기를 꺼냅니다. 어린 시절, 우연히 박물관학교에 참석하게 됐는데, ‘마지막 신라인’이라 불리셨던 故 윤경렬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던 거죠. 신라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라도 하면 선생님께서는 마치 당신이 본 것처럼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박물관을 계속 찾아가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박물관이 좋은 이유는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을 뒷산에 묻혀 있던 돌도끼 하나를 잡으면, 수천 년 전 선조의 체온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수만 점의 문화재를 직접 보고 만질 수 있으니 ‘나는 선택받은 사람, 복 받은 사람’이란 생각이 절로 듭니다. 특히, 무수한 문화재가 보관돼 있는 수장고에서 숨은 문화재가 내 눈에 확 띄었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럴 때마다 문화재와도 인연이 있구나 생각합니다. 대구 박물관 수장고에 있던 ‘금동 당간 용두’를 발견했을 때의 벅찬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를 전시하고 소개할 때마다 스스로가 큰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연구를 통해 느끼는 성취감과 즐거움도 큽니다. 학예연구직으로 있을 때부터 스스로 원칙을 세운 게 있습니다. 1년에 논문 한두 편은 꼭 쓰자, 퇴직할 때에는 전공 분야에 대해서 책 한 권을 내자. 원칙을 지켜오면서, 마침내 2013년 12월에는 단행본 <신라 도성>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부산박물관장에 취임하며
부산박물관장은 어찌 보면 제 인생에서 마지막 공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특히, 부산박물관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1978년에 세워져 역사가 길고, 규모도 큽니다. 소장 유물 수도 4만 2천여 점으로 그중 국보가 2건, 보물 3건, 시 지정문화재 17건이 있습니다. 2012년 관람객 수도 54만 명에 달합니다. 앞으로 유익한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부산박물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