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산지방우정청장, 박종석 동문(행정학과 졸업)을 만나다!
(전)부산지방우정청장, 박종석 동문(행정학과 졸업)을 만나다!
※ 인터뷰 기사는 동국 커뮤니티 Vol.7(2012년 겨울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전)부산지방우정청장 박종석 선배님(행정학과 82학번)
* 박종석 선배님은 1982년 경주와 서울을 통합해 동국대 경주캠퍼스 행정학과에 수석 입학, 1986년 수석 졸업을 했다. 1987년 31회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1989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3년에는 미국 콜로라도 대학 연수를 다녀왔다. 1989년 동래우체국 업무과장을 시작으로 정보통신부 우정국 우표실장, 우정사업본부 기획총괄과장, 경영혁신팀장, 물류기획관, 전남체신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2012년 1월, 부산지방우정청장으로 취임했다.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행하자
2012년 1월부터 부산지방우정청장으로 취임한 이후로 책임감을 크게 느꼈습니다. 부산지방우정청은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 산하 9개 지방청 중에 하나인데,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우편 서비스와 우체국 금융을 담당하고 있어요. 우정사업 종사원만 해도 8천여 명, 우체국도 600개 정도가 되지요. 규모가 큰 조직을 맡고서 스스로 원칙을 세웠습니다. 논어에 보면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라는 내용이 있어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자,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행하자’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소통과 화합을 이끌다
조직을 이끌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조직 내부의 소통과 화합입니다. 상하좌우로 소통이 잘 되면 직원들도 즐겁게 일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이런 조직에서 높은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이 원활할 수 있도록 회의 문화를 개선하며 조금씩 변화를 시도했어요. 특히, 우체국 ‘깜짝 방문’이 소통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동네 우체국을 가볼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케이크나 과일을 사들고 불시에 우체국을 방문해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것이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근무여건을 개선할 수 있어서 반응이 좋아요. 부임한 이후로 지금까지 100여 군데 우체국을 다닌 것 같아요.
이외에도 저는 생소한 지역에 발령이 나면 그곳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을 읽어 봅니다. 전남체신청장으로 있을 때는 ‘태백산맥’을 읽었고, 요즘은 ‘토지’를 읽고 있지요. 분량이 만만치 않지만 지역정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일을 안 하면 우리가 망할까?
공무원 조직은 관행을 따르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저는 ‘이 일을 안 하면 우리가 망하는가’를 항상 생각합니다. 이것을 기준으로 삼아 관행을 없애는 일에 노력을 기울여왔어요. 구성원들에게 늘 해왔다는 이유로 일을 하지 말고, 이 일의 목적인 무엇인지 그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고 하지요. 후배들의 몫이었던 커피 심부름이나 책상 청소를 각자가 하도록 했습니다. 비생산적인 일들을 줄이고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외에도 음주회식 지양, 일회성 현수막 제작 근절, 금요일 자율복장 등 부임한 이후로 잔소리를 많이 한 것 같네요.
내가 잘 살려 하면 안 돼요
어느덧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20여 년이 흘렀어요. 공직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반드시 청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잘 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또, 어느 자리에서 어떤 일을 맡든지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윗사람이 쓰지 않더라고요.
특별히 동국의 후배들에게는 넓게 보고 도전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학력 콤플렉스를 느끼는 경우가 있었어요. 하지만 스위스나 미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내 생각이 좁았다는 걸 알게 되었죠. 글로벌 시대, 세계를 무대로 생각해 보세요. 실력이 중요합니다. 모두가 똑같이 시작하는 것입니다.
"청렴한 길을 걸어가세요"